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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물류 자동화 로봇으로 비용은 낮추고 생산성은 높인다
본문
로봇으로 물류 대란으로 인한 운송료 인상 방지 기대
자동화 로봇, 물류 비용 40% 절감·생산성 45% 증가
월마트, 인간과 기계가 협동하는 우수 사레 제시
수에즈 운하에서 시작된 새로운 물류 대란
지난해 말 예멘의 후티 반군은 미국 동부 해안의 중심지인 홍해를 지나던 선박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선박은 홍해를 피해 수에즈 운하로 향하는 더 먼 항로를 이용하게 됐다. 항해일이 길어지자 해상 물류 기간이 약 2주 정도 길어지고, 연료량이 증가해 운송료도 인상됐다.
현재 부산에서 뉴욕까지의 운송료는 2 TEU(40피트 컨테이너 1대) 기준으로 작년 12월보다 2배 가까이 증가해 약 8000달러에 임박했다. 물류 회사 레누스 로지스틱스(Rhenus Logistics)의 미주 해상 화물 책임자인 루미스(Loomis) 씨는 뉴욕타임즈와 인터뷰를 통해 "해운 부문의 격변이 심화되면서 팬데믹 기간 겪었던 물류 대란이 다시 일어나고 있다"며 "이 때문에 현재를 '코비드 주니어(Covid Junior)' 상황으로 인식한다"고 밝혔다.
운송료 절감과 효율성,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물류 자동화 로봇
최근 이러한 운송료 인상 부담을 낮추는 방안으로 물류 자동화 로봇이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물류 자동화 기업인 덱소리(Dexory)에 따르면, 물류 자동화 로봇은 물류 비용을 40% 절감시키고 생산성은 45% 증가시킨다. 또한, 시장조사기관인 맥킨지(McKinsey)에 따르면, 자동화 로봇을 통해 상품의 운반과 처리를 했을 때 기존보다 출하 처리 시간을 50% 줄일 수 있다.
물류 자동화 로봇의 종류는 다양하다. 대표적으로 유통창고에서 자동으로 물건을 저장하고 회수하는 ‘보관로봇(AS/RS, Automated Storage and Retrieval System)', 인간과 함께 작업하는 '협동로봇(Cobot, Collaborative Robot)' 등이 있다. 그 외 지정된 장소로 물건을 배달하는 '무인운반로봇(AGV, Automated Guided Vehicle)', 고급 센서와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이 탑재된 '자율이동로봇(AMR, Autonomous Mobile Robot)' 등도 주목받고 있다.
<DHL 자율 이동 로봇(AMR) 사진>
[자료: DHL]
다양한 물류 자동화 로봇 중 가장 주목받는 것은 자율이동로봇(AMR)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 2021년 조사에 따르면, 북미 AMR 시장 규모는 약 7억6200만 달러다. AMR 시장은 연평균 약 23%씩 성장해 2028년에 규모가 32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 2016~2028년 미국 자율 이동 로봇(AMR) 시장 규모 >
(단위: US$ 십억)
AMR과 무인운반로봇(AGV)은 물류 창고에서 지정된 장소로 물건을 배달하는 역할을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다만, AGV는 마그네틱 스트립이나 바닥의 선을 따라 고정된 경로로 이동해 경로 변경이 어렵다. 반면, AMR은 라이다(LiDAR, Light Detection And Ranging)를 이용하기 때문에 환경 변화를 실시간으로 인식하고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라이다는 레이저를 사용해 주변 지형이나 물체를 감지하는 기술로, 사물 간 거리를 측정할 수 있어 자율주행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된다. 이처럼 AMR은 복잡하고 변화하는 환경에서도 쓰일 수 있기 때문에 수요가 더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마존은 2022년부터 '프로테우스(Proteus)'라는 AMR을 물류창고에서 사용했다. 2023년에는 프로테우스보다 75% 더 빠른 AMR인 '세콰이어(Sequoia)'를 도입했다. 아마존에 따르면, 세콰이어는 높은 정확성으로 더 효율적으로 재고를 파악한다. 스콧 드레서 아마존로보틱스 부사장은 "세콰이어가 풀필먼트 센터를 통해 주문을 처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25%까지 줄일 수 있으며, 이는 배송 예측 가능성을 향상시켰다"고 밝혔다.
노조의 반발에도 인간과 기계의 협동 기대
다만 물류 분야의 자동화에 따른 우려 사항도 발생하고 있다. 북미 최대 항만 노동조합인 ILA(International Longshoremen’s Association)는 미국 해양협회(USMX, United States Maritime Alliance)*와 올해 2월에 노사 협정을 체결했으며, 이 협정은 9월까지 발효된다. USMX는 터미널 운영사와 해운사를 대표하는 단체다.
그러나 ILA는 알라바마 주 모빌지역의 ‘AP 몰러 머스크(A.P.Moller Maersk)’ 항구에서 해운 선사인 ‘머스크 라인(Maersk Line)’이 자동화로봇의 일종인 자동 게이트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다른 항만에서도 자동화 시스템을 사용 중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며 6월 11일부로 예정된 신규 노조 협정에 관한 협상을 취소했다.
ILA의 사장이자 노조의 수석 협상가인 하롤드(Harold J. Daggett)는 글로벌 판촉 산업 협회인 ASI와의 인터뷰에서 “USMX의 주요 회사 중 하나가 자동화를 통해 ILA 일자리를 없애고 계약을 계속 위반하는 상황에서는 새로운 계약을 협상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노동자 대표들은 상황이 해결될 때까지 협상을 재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9월부터 미국 대서양 연안 항구 노동자들의 파업 가능성이 커졌다.
그러나 자동화 로봇이 물류 분야에서 항상 노동력을 대체하는 것은 아니다. 월마트의 사례를 통해 물류 자동화 로봇 시장의 확장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분석할 수 있다. 월마트와 같은 이커머스 사업의 성장으로 물류 창고에서 소프트웨어 솔루션과 기존 로봇 기술이 융합된 AMR 활용이 증가하는 추세다. 월마트는 창고 적재 도크를 완전히 자동화하기 위해 설계된 자율 지게차 폭스봇(FoxBot)을 사용하고 있다. 직원들은 단순 노동자에서 기계를 학습시키는 코치로 변화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가장 효율적인 트레일러 하역 방식을 로봇에 입력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이와 같은 사례는 자동화 로봇이 효율적으로 업무를 습득하기 위해 기존 노동력의 역할이 필수적임을 보여준다.
시사점
한국은 노동자 10명당 1대의 로봇이 평균 배치돼 있을 정도로 산업용 로봇 채택률이 높은 국가 중 하나다. 반면 미국은 산업 현장에서 자동화 도입 비율이 높지 않다. 포춘(Fortune)에 따르면, 미국 공장은 한국 대비 자동화 비율이 3배 정도 낮다. 또한 미국 기업의 85%가 자동화 산업에 투자를 하지만 로봇 공학을 구현하는 기업은 거의 없는 편이다.
이와 관련해 글로벌 자율주행로봇 제조업체인 웨이포인트 로보틱스의 전 대표인 제이슨 워커는 한 인터뷰에서 “한국 제조업체가 미국으로의 수출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최종 구매자의 문제점을 이해하고 그 문제를 해결할 솔루션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즉, 미국 시장을 사전에 파악해 고객의 니스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이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기존에 존재하는 에코 시스템과 자사 제품을 연결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 같은 기술력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전시회나 콘퍼런스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5월 시카고에서는 미국 자동화기계 전시회(Automate Show)가 열렸다. 북미에서 가장 큰 로봇 및 자동화 무역 전시회다. 다가오는 9월 9일부터 14일까지는 시카고 맥코믹 플레이스(McCormick Place)에서 국제 제조기술 전시회(IMTS, International Manufacturing Technology Show)가 개최될 예정이다. 이처럼 시카고에서는 매년 기계, 제조업 관련 전시회에 다양하게 열리는데, 관련 기업은 이와 같은 전시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사료된다.
자료: Dexory, 맥킨지, DHL, Statista, 현지언론 등 KOTRA 시카고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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